北 “우리 수출품도 MADE IN KOREA”

입력 2015-03-11 02:43
북한이 북한산 수출품의 원산지 표시를 ‘메이드 인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가 아닌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로 바꿔 표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우수 제품으로 공인된 한국 상품을 도용해 수출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엉뚱한 궁여지책으로 여겨진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0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 당국은 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의 원산지를 이같이 통일하라고 관계 기관에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자강도 소식통은 RFA와 인터뷰에서 “올해 1월 8일 해외에 수출되는 상품, 경공업 제품의 원산지를 ‘메이드 인 코리아’ 표기법을 적용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북조선이라는 상표를 달면 다른 나라에서 상품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지시문이 온 배경을 설명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상표에 ‘D.P.R.K’라고 표기해 왔지만, 최근 핵 개발과 인권문제 등으로 국제사회에 ‘불량국가’로 낙인이 찍히면서 수출길이 끊기고 경제적 궁핍이 더욱 심해졌다. 때문에 북한은 고유 국가브랜드까지 포기한 채 ‘한국산’ 불법 도용에까지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고 RFA는 지적했다.

북한이 원산지 표시까지 허위로 둔갑시킨 가짜 ‘메이드 인 코리아’ 상품이 잘 팔릴지는 미지수다. 조악한 북한산 상품이 원산지 표시만 바꾼다고 해외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와의 ‘상표권 원산지 영문표기’를 놓고 충돌할 소지도 다분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