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적의 미사일 공격 방어를 위한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적어도 6개의 포대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이미 3개 포대는 미국 본토와 태평양상 괌 미군기지에 배치돼 운영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까지 12대의 사드를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과 계약해놓은 상태다.
미군 관련자는 10일 “미국이 본토와 괌에 배치해 운영 중인 사드 포대 이외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드 배치 부지 조사를 끝낸 것으로 안다”며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중동과 아시아 지역이 유력한 대상 지역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08년 첫 사드 포대를 미국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제32 육군 항공미사일방어사령부(AAMDC) 육군기지에 배치해 다양한 시험 발사와 훈련을 실시해 왔다. 미국은 2009년에 이곳에 두 번째 포대를 배치했다.
해외 미군기지로는 2013년 4월 태평양상 괌에 사드가 처음으로 배치됐다. 미국은 당초 본토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사거리 3000㎞가 넘는 중거리미사일(IRBM) ‘무수단’을 실전배치하자 괌에 대한 위협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우선 배치한 것이다. 괌은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 병력을 파견하고 F-22 등 미 공군전투기들이 발진하는 중요한 기지다.
미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는 지역에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사드의 해외 배치는 이 같은 미사일 방어망 구축의 일환으로 미 정부는 해외기지를 중심으로 후보지를 물색해 왔다.
일부 지역에는 이미 탐지거리가 2000㎞가 되는 사드의 조기경보레이더(ANTPY-2)를 배치했다. 당장 미사일 공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지만 위협적인 국가가 인근에 있어 미사일 관련 움직임을 정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곳들이다.
아시아에서는 북한과 중국의 미사일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해 일본 북부 혼슈섬 샤리키 기지와 중부 교가미사키 기지에 조기경보 레이더가 배치됐고 이라크와 이란의 미사일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해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에도 조기경보레이더를 설치됐다.
러시아 위협에 대비해 터키 퀴레식 공군기지에도 사드의 조기경보레이더가 배치됐다. 미군 관계자에 따르면 전 세계에 12개의 조기경보레이더가 설치돼 있다. 사드를 구매하려는 국가도 적지 않아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미 2대의 구매 계약을 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전략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한반도는 사드 배치의 제1순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논란이 국방부의 부인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것도 어느 지역보다 사드 배치 가능성이 큰 곳이 한반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 온라인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9일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거부하는 대가로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한국에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3∼4일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를 허용하지 말라고 호소하면서 한국에 무역과 경제교류를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부인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사드’ 어디에 있나… 美, 6개 포대 전력화 계획 이미 3개는 텍사스·괌 배치
입력 2015-03-11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