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뚱뚱하다고 무시당한 ‘댄싱맨’이여! 1727명의 여성과 춤출 준비됐나요?

입력 2015-03-11 02:56

[친절한 쿡기자] 1727명의 여성과 댄스파티를 벌이게 된 ‘댄싱맨’을 아시나요?

댄싱맨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 포챈(4chan)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달 한 네티즌이 두 장의 사진을 첨부하면서 “지난주에 춤을 추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봤다. 우리가 비웃는 것을 보더니 멈췄다”고 올리면서 말이죠.

사진에는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뚱뚱한 남성이 춤을 추는 모습과 부끄러운 듯 고개 숙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마 주위의 비웃음을 알아채고 춤을 그만둔 거겠죠. 당시 네티즌들은 글쓴이를 향해 비열한 행동이라며 비난했습니다.

댄싱맨 사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여성 인권운동가 카산드라 페어뱅크스가 사진을 발견하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풀이 죽은 남자의 모습이 마음에 걸렸던 그는 사진 속 남자를 위한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사진 속 주인공을 찾아나섰습니다(사진). “이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사진을 올렸는지 아나요? 지금 로스앤젤레스에서 이 남성을 위해 특별한 일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있어요.”

페어뱅크스의 글은 3000건 이상 리트윗되며 퍼져나갔습니다. 남자는 어느새 ‘댄싱맨’으로 불렸고 ‘댄싱맨을 찾는다’(#FindDancingMan)는 해시태그까지 붙었습니다. 그리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한 네티즌이 댄싱맨을 영국 런던에서 봤다고 제보했습니다.

기적처럼 남성을 찾아낸 페어뱅크스는 숀이라는 이름을 가진 댄싱맨을 위해 제작된 초대장을 공개했습니다. 그가 말했던 ‘특별한 일’은 1727명의 여성이 참여하는 댄스파티였습니다. “당신이 괜찮다면, 우리와 함께 춤추지 않을래요?” 이 유쾌한 제안에 댄싱맨은 곧 답장을 보냈습니다. “좋아요!”

많은 네티즌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파티를 위해 무려 2000명이 넘는 사람이 기부했습니다. 네티즌들은 괴롭힘을 당했던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댄싱맨을 응원하고 있고요. 슈퍼볼 경기장으로 유명한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은 장소 제공을 약속했습니다. 한 여행사는 댄싱맨의 여행 경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섰고요. 댄싱맨이라는 단어는 ‘왕따 방지 캠페인’에 새로운 이름이 됐습니다. 아직 파티가 언제 열릴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분명 어마어마하게 흥겨운 잔치가 될 것 같네요.

인터넷에선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즐거운 일이 벌어지다니, 인터넷 정말 멋지지 않나요?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