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선교, 중상층 카스트 위주로 전환해야

입력 2015-03-11 02:41
전인도선교사협의회가 10일 서울 송파구 오륜교회에서 개최한 ‘인도 선교 전략 포럼’에서 인도 선교사와 관련 목회자들이 나와 토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철 진기영 선교사, 한정국 최은성 목사, 김바울 김세진 선교사.

“효과적인 인도 선교를 위해서는 하층민에 대한 무분별한 물량 투입이 아니라 40%의 중상층 카스트 힌두인을 위한 선교로 전환해야 합니다.”

불가촉천민 등 하층민에 집중하거나 교회 건축 위주의 인도 선교 방식에서 벗어나 인도인의 문화와 상층 카스트를 향한 선교 전략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인도선교사협의회(회장 국승호 선교사)가 10일 서울 송파구 강동대로 오륜교회에서 개최한 ‘인도선교전략 포럼 2015’에서다.

진기영(인도 UBS신학교) 선교사는 기조발제에서 “인도 교회 지도자들은 한국과 같은 외국 선교사들이 자신들이 할 수 없는 중상층 선교를 해주기를 요청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선교사에 따르면 인도 교회들은 대부분 하층민들이다. 저학력자가 대부분인 그들이 고등교육을 받은 중상층 인도인에게 복음을 전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인도 중상층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나은 한국 선교사들이 직접 선교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진 선교사는 “인도의 하층민 선교는 현지 교회들이 더 잘 한다”며 “더 큰 문제는 한국교회가 하층민 선교에 나설시 물량주의에 빠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 선교는 식민 제국주의의 일부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며 “현지인 중엔 한국의 선교에 대해 ‘황색 제국주의’라는 말로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선교사 중에는 이미 도시 중산층이나 대학 지성인 선교에 좋은 열매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힌두 근본주의 사상을 가진 모디 수상이 집권한 이후 가정교회 방식의 선교가 중시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진 선교사는 “무조건적인 교회 건축도 지양돼야 한다”며 “신축한 교회는 종파 폭력의 희생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패널토의에서는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분명한 전략과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바울 선교사는 “인도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파송 받으면 물량 위주의 선교로 빠질 수밖에 없다”며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한정국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은 “한국 선교사들은 인도 교회가 스스로의 신학을 정립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인도선교사협의회는 이날 인도 선교의 전반을 담은 ‘인도 선교사 매뉴얼’을 출간했다. 책에는 선교 준비와 언어·문화 훈련, 힌두 사역 일체 등을 실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