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퇴원한 리퍼트 “비온 뒤 땅 굳어진다”

입력 2015-03-11 02:33 수정 2015-03-11 09:15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을 나서면서 시민들에게 오른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앞으로도 자신을 ‘동네아저씨’ ‘세준이 아빠’로 불러달라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서영희 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피습 후 닷새 만인 10일 병원문을 나섰다. 그는 한국어로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피습 당일에도 병상에서 트위터에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란 글을 올렸었다.

리퍼트 대사는 오후 2시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며칠간 (한국인들의) 따뜻함과 넉넉함을 경험했고,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이 성원해준 것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 한·미 관계에 대한 믿음도 굳건해졌다”고 덧붙였다. 중동 순방을 마치자마자 병실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이완구 총리 등 우리 정부와 국회의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어로 자신을 “동네아저씨” “세준이 아빠”라고 지칭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불러주던 대로 앞으로도 ‘동네아저씨’ ‘세준이 아빠’로 남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현재 몸 상태를 묻자 “굉장히 좋다”고 답했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자체는 무서웠지만 지금은 걷고 이야기하고 아이와 아내를 포옹할 수도 있다”며 “팔은 재활치료가 필요하나 상태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대한 빨리 업무에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전임 대사가 그랬듯 군사적 파트너십과 역동적 경제·정치 문제 등에 대한 양국민의 협력관계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공격했던 김기종(55·구속)씨와 북한의 관계 등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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