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농민사관학교가 내 인생을 바꿔줬다”… 웬만한 대학보다 높은 경쟁률

입력 2015-03-11 02:46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 조국행, 정경태, 구남보 대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경북사관학교는 10일 ‘2015년도 합동개강식’을 갖고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했다. 경북도 제공

경북 경산시 압량면 ‘조실농원’에서 복숭아를 재배하는 조국행(52) 대표는 개당 2만원짜리 복숭아를 생산한다.

품종선택에서부터 토양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재배과정을 차별화하고 있는 조 대표는 10개들이 복숭아 한 상자를 20만원에 서울지역 소비자들에게 직거래한다. 조 대표가 이렇게 판매하는 복숭아는 전체 수확량 가운데 30%에 이른다.

칠곡군 동명면 전통 장류를 제조업체 ‘태장고’ 정경태(61·여) 대표는 30년 노하우로 된장, 청국장, 고추장을 만들면서 비싼 토종 왕태콩만 사용한다. 정 대표는 이런 고집을 인정받아 지난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우수업체로 선정됐다.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 기슭에서 사과조청찐빵을 생산하는 ‘청송사과쌀찐빵’ 구남보(57·여) 대표는 설탕과 밀가루를 줄이고 대신 사과조청과 쌀가루를 첨가한 ‘사과쌀찐빵’으로 유명인사가 됐다.

성공한 이들은 ‘경북농민사관학교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처럼 경북도내 수많은 농업인들이 농민사관학교를 통해 억대부농의 꿈을 일구고 있다.

2007년에 설립돼 9년째를 맞는 농민사관학교는 ‘어지간한 대학보다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농업인재양성 대표모델로 자리를 굳혔다.

입학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만 해도 평균경쟁률이 1.9대 1, 최고경쟁률은 무려 7.2대 1에 이른다.

경북농민사관학교의 성공에는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선 철저히 수요자와 현장중심으로 이뤄지는 교육시스템이다. 농민사관학교에는 소위 구색 맞추기식 과정이 없다. 매년 수요조사와 교육만족도 평가를 통해 수요가 감소하는 과정은 과감히 폐지하고 올해 신설된 6차산업화 과정처럼 새롭게 부각되는 정책이슈는 선도적으로 반영한다.

교육 장소와 시기도 수요자인 농업인에게 철저하게 맞춘다.

사관학교 설립을 주도한 김관용 경북지사의 리더십도 성공요인이다. 사관학교를 처음 설립할 당시만 해도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농업인들 조차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 지사의 확고한 철학과 지속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성공적 정착은 불가능했다는 평가다.

경북농민사관학교는 10일 1894명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2015년도 합동개강식’을 열고 농업전문CEO 양성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기로 다짐했다.

김 지사는 “한·중 FTA 등으로 모두들 농업이 위기라고 말하지만 함께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기회로 역전시킬 수 있다”며 “경북농민사관학교가 그 중심에 서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