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LG 문태종·오리온스 허일영 누가 진짜 ‘클러치 슈터’?

입력 2015-03-11 02:38

프로농구에선 ‘클러치 슈터’라는 말이 있다.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끄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단기전에선 3점포 한 방으로 팀 분위기가 크게 좌우된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고 있는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스도 각각 문태종(40)과 허일영(30)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공교롭게도 문태종과 허일영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나란히 선발돼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협력했다. 이제 플레이오프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누가 최고의 클러치 슈터인지 자웅을 겨루게 됐다.

문태종은 승부의 향방이 결정되는 4쿼터에 3점 슛을 폭발시켜 ‘4쿼터의 사나이’로 불린다. 올해 우리나이로 불혹이 넘어 기량은 예년만 못하지만 정규리그에서도 한 경기당 1.68개의 3점 슛을 넣어 이 부문 3위에 올라있다. 3점 슛 성공률에서도 37.17%로 5위다.

문태종 때문에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의 머리는 복잡하다. 오리온스는 정규리그에서 2-3 지역방어를 자주 써왔다. 그런데 이 전술은 외곽 찬스를 많이 준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추 감독은 “1대 1 싸움에 능한 데이본 제퍼슨을 잡으려다 문태종과 같은 외곽 슈터가 살아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태종도 1차전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문태종은 팀이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4득점으로 침묵했다. LG 관계자는 10일 “문태종이 1차전에서 경기 초반 파울 트러블에 걸려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며 “현재 몸 상태도 좋기 때문에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오리온스는 허일영이 대기하고 있다. 허일영은 올 시즌 ‘3점 슛 왕’이다.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1.8개의 3점 슛을 넣어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3점 슛 성공률에서도 50%를 정확히 채워 국내·외 선수 중 자신의 이름을 맨 위에 올렸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평균 3점 슛 개수와 성공률을 모두 휩쓴 선수는 허일영이 처음이다. 또 2003-2004시즌 박재일(오리온스) 이후 무려 11시즌 만에 50% 3점 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허일영은 특히 플레이오프 들어 몸 상태가 더욱 좋아지고 있다. 정규리그 마지막 5경기에서는 3점 슛을 평균 2.8개씩 꽂았다. 추 감독은 “허일영은 오픈 찬스를 놓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슛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1차전에서 20점차 대패를 당한 오리온스로서는 허일영의 폭발적인 3점포가 더욱 절실하다. 창원=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