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당일 정윤회씨와 점심 식사… 박근혜 대통령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입력 2015-03-10 03:04
“세월호 사고 당일 정씨와 점심식사를 했고, 박근혜 대통령 얘기를 나눈 적은 한 번도 없다.”

‘비선실세’ 의혹을 받았던 정윤회(60)씨의 지인인 한학자 이모(57)씨가 9일 가토 다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정씨가 사고 당일 박 대통령과 만났다는 보도는 허위라는 검찰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

이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이동근)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사고 당일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자택에서 정씨와 점심을 먹었다”고 말했다. 이씨의 증언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3월 ‘박지만 미행설’과 관련된 언론 보도가 나온 후 “괴롭고 마음이 아프다”고 이씨에게 자주 토로했다고 한다. 이씨는 그런 정씨에게 “괴로우면 놀러오라”고 했고, 한 달에 2번 정도 식사를 하며 ‘군자론’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는 것이다.

이씨는 “세월호 사고 당일 정씨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30분쯤까지 평창동 집에 머물렀다”고 했다. 이씨는 식사 전에 정씨와 1∼2시간 정도 얘기를 나누며 “(미행설 보도와 관련해) 말에 독이 들었기 때문에 왈가왈부하지 말고 삼켜라. 분해하지 말고 현재 상황에 감사하는 게 좋다”는 취지로 조언했다고 한다. 식사자리에서는 “(세월호 사고로) 사람들이 물에 빠졌다. 큰일 났다”는 얘기가 오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