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경찰서는 9일 생활이 어렵다는 이유로 자신이 갓 낳은 자녀 2명을 잇따라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영아 살해 및 사체 유기)로 이모(3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3년 4월 생후 1주일가량 된 친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아산시 염치읍 자신의 주거지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어 지난해 8월 아들을 낳은 후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야산에 묻은 혐의도 있다.
당시 이씨는 남편과 별거 중이었고 두 아이는 내연남과의 사이에서 낳은 남매였다.
경찰 조사 결과 2006년 이씨와 별거해 온 남편은 아내의 임신 사실조차 몰랐다. 이씨의 친정어머니는 첫째 아이의 출산 사실은 알았으나 둘째 아이는 집 주변 창고에서 낳아 출산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친정어머니가 첫째 아이의 행방을 묻자 “딸을 입양시켰다”고 속였다. 내연남은 이씨가 아이를 낳았는지 모르는 상태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최근 숨진 남자 아이의 사체를 발견했으나 첫째 여자 아이의 사체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씨가 여자 아이를 암매장한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사체가 작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형편이 너무 어려운 데다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점 때문에 이러한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 3명과 함께 친정어머니에게 지급되는 정부의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첫째 아이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뒤 둘째 아이도 부모로서 마땅히 해야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에 이어 암매장했다”며 “관련 증거를 제시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홍성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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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엄마… 생활 어렵다는 이유로 두 아이 살해 뒤 암매장
입력 2015-03-10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