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D 보완, 北 미사일 두 차례 요격 기회… 사드 한반도 배치 때 효과는

입력 2015-03-10 02:15 수정 2015-03-10 08:49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공론화될 전망에 따라 사드의 효용성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군사적인 면에서 사드는 한반도 방어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수차례 “사드 배치가 한반도 방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우리 군이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를 위해 구축 중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보완할 수 있다. KAMD는 한국을 겨냥한 북한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마지막 단계인 ‘종말 단계’에서도 40㎞ 이하의 낮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체계다. 목표물에 가까이 와야만 요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미사일을 단 한번에 요격하는 일이 쉽지 않다.

반면 고도 40∼150㎞에서 요격할 수 있는 사드가 배치되면 적 미사일에 대해 2번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사드로 요격하지 못한 미사일을 패트리엇이 다시 요격할 수 있어 그만큼 방어 기회가 많아진다.

방어무기체계의 효용성은 ‘적 미사일을 어느 곳에서 요격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느 곳을 방어할 수 있는가’가 보다 더 중요하다. 고도뿐 아니라 사거리도 동시에 고려돼야 하는 이유다. 사거리가 길고 고도 범위가 큰 무기, 즉 요격 가능공간이 넓은 무기체계를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한반도에서 비행 가능한 공간은 사거리 800㎞ 이하, 고도 250㎞다. 레이더 탐지와 요격미사일의 비행시간을 고려하면 요격 가능공간은 사거리 400㎞ 이하, 고도 250㎞ 이하다. 사드의 요격 가능공간은 사거리 200㎞, 고도 150㎞ 이하다. 반면 한국군이 구축하고 있는 KAMD의 방어무기체계인 패트리엇의 요격 가능공간은 고도 15㎞, 사거리는 20∼40㎞다. 사드가 배치되면 요격 가능공간은 늘어나 적 미사일 요격 성공률이 매우 높아진다.

사드에 사용되는 레이더 탐지기능 역시 패트리엇이 의존하고 있는 그린파인 레이더보다 앞선다. 사드는 2개의 탐지 레이더 AN/TPY-2를 사용한다. 전방기지모드 레이더는 2000㎞ 이상 탐지할 수 있고 종말기지모드 레이더는 1000㎞ 미만에서 다가오는 적 미사일을 탐지한다. 그린파인 레이더의 탐지 거리는 600㎞ 정도다. 사드는 멀리 볼 수 있는 만큼 더 빨리 적 미사일을 확인할 수 있어 대응시간 역시 대폭 단축된다.

성능이 좋은 만큼 사드 1포대의 가격은 1조원대에 가깝다. 빠듯한 국방예산으로 도입하기는 버거운 게 사실이다. 국방부가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이유이다. 우리 돈으로 사오는 ‘도입’은 부담이 되지만 미국의 예산으로 ‘배치’하는 것은 부담이 적다. 그렇다고 해도 무상으로 배치되는 건 아니다. 상당한 면적의 부지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우리 정부 부담이 될 수 있다. 단 사드의 배치를 단순히 군사적인 효용 측면에서만 따질 수 없다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자국의 군사기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며 극력 반대하고 있는 전방기지모드 레이더는 빼고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