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아원에 맡겨져 친하게 지냈던 두 여성이 20여년 뒤 친자매인 것으로 밝혀지는 영화 같은 이야기가 일어났다.
전북 군산에 사는 김모(26)씨와 박모(23)씨는 각자 태어나자마자 한 영아원에 보내졌다. 3년 터울로 들어온 이들은 서로 일곱 살이 되면서 다른 보육원으로 다시 보내졌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운명적으로 재회했다. 두 사람은 졸업 후 충남 천안에 있는 회사에 같이 취직할 정도로 서로 의지하며 지냈다. 이후 박씨가 군산에 있는 대학교의 간호학과에 입학하자 혼자 생활하는 것이 외로웠던 김씨도 군산으로 내려왔다.
2012년 2월 박씨는 엄마를 찾고 싶어 군산경찰서에서 ‘헤어진 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김씨도 뒤따랐다.
당시 양미옥 경위는 너무 닮은 두 사람을 보고, 친자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으나 김씨의 유전자가 잘못 채취되는 바람에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올해 2월 청문감사관실 경찰관들은 사연을 듣고 두 사람의 부모를 찾아 나섰다. 이들은 영아원과 병원 진료카드, 영아원 관계자 등을 조사해 두 사람을 영아원에 입소시킨 최모(60)씨를 찾아냈다. 최씨는 지인 고모(58)씨의 부탁을 받고 아이들을 영아원에 데려다 줬다고 했다.
고씨는 “딸들이 해외에 입양됐을 것으로 생각하고 입양아들이 부모를 찾는다는 프로그램을 눈여겨보곤 했다”며 “아이들이 군산에 산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유전자가 같다는 감식 결과를 9일 통보받았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알고보니 친자매… 눈물로 부둥킨 두 여성
입력 2015-03-10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