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졌다 오래 간다… 무선청소기의 반란

입력 2015-03-11 02:56

‘무선청소기는 세컨드(보조) 가전’이라는 공식은 이제 더 이상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유선 청소기만큼 강력한 흡입력과 지속력을 자랑하는 핸디스틱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세컨드 가전에 머물렀던 무선 청소기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제품 사용 장면이 등장하면서 부쩍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무선청소기 LG전자 코드제로 핸디스틱 청소기와 다이슨 DC74를 비교해봤다.

◇LED 램프로 구석구석…LG전자 코드제로=LG전자 코드제로 핸디스틱 청소기는 지난해 9월 외국 브랜드가 점령하고 있던 무선청소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코드제로의 가장 큰 장점은 ‘2 in 1’ 제품이라는 점이다. 제품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일반 청소용의 ‘스틱’ 청소기로도 가능하고 가운데 먼지를 흡입하는 소형 청소기가 달려있어 ‘핸디’ 청소기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청소기처럼 사용하다가 소파 틈새에 있는 과자 부스러기와 같이 좁은 틈의 이물질을 제거할 땐 간편하게 핸디청소기를 분리시켜 사용하면 된다. 이때 따로 먼지흡입구에 별도의 브러시나 틈새용 도구를 갈아 끼우지 않아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편리했다.

또 다른 장점은 먼지흡입구에 ‘LED 램프’가 달려있어 소파 밑 어두운 곳을 청소할 때 편리하다는 점이다. 어두운 부분에 청소기를 갖다대면 밝은 빛으로 음영 없이 전체 먼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다. ‘안티 헤어 브러시’가 장착돼 헤드 부분에도 머리카락이 엉키지 않아 편리했다.

무선청소기 선택을 망설이는 소비자 가운데 대다수는 무선청소기의 경우 배터리가 약해 청소를 하던 도중 제품이 꺼져 불편할 것이라 우려 때문일 것이다. LG전자 코드제로 핸디스틱 청소기는 배터리 2개가 들어있어 배터리 1개당 ‘강’ 모드로 25분을 사용할 수 있다. 최대 50분 동안 사용 가능한 셈이다. ‘약’ 모드로 이용할 경우 최대 70분간 사용 가능하다. 소음도 일반 청소기보다 적은 수준으로 느껴져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무게가 2.8㎏에 달한다는 점과 일반 청소기처럼 청소봉 길이를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또 시간이 지연될수록 흡입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강력한 흡입력에 가벼움까지… 다이슨 플러피DC74=다이슨 플러피 무선청소기 시리즈는 최근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배우 송일국씨의 세 쌍둥이 중 둘째인 민국(3)군이 제품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다니며 청소를 하는 장면으로 유명세를 탔다. 세 살 된 아이가 자유자재로 밀고 다닐 만큼 2.3㎏의 가벼운 무게가 특징이다.

보통 진공청소기는 미세먼지와 큰 먼지에 각각 특화된 제품들이 많다. 미세먼지를 제거하려면 청소기 헤드가 바닥에 완전히 밀착돼야 하기 때문에 과자부스러기나 알갱이 형태의 큰 먼지들을 제대로 빨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큰 먼지들을 제거하기 위해 바닥과 틈이 생기면 흡입력이 떨어져 미세먼지를 완벽하게 제거하기 어렵다. 이 제품은 다이슨이 자체 개발한 헤드툴을 탑재해 크고 작은 먼지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여타 제품에 비해 플러피DC74의 가장 큰 장점은 강력한 흡입력에 있었다. 빨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카펫 형태의 러그에 제품을 갖다대며 청소하자 먼지 통에 먼지들이 쌓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무선 핸디 스틱 청소기의 경우 흡입력이 진공청소기보다 다소 떨어져 육안으로 보이는 부스러기 정도의 먼지만 제거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동차 실내 청소를 하면서 플러피DC74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틈새 브러시를 활용해 청소하기 어려웠던 부분까지 제품을 갖다대자 흙먼지 수준의 미세 먼지들까지 모여 3분의 1 이상이 찼다. 또 다른 특징은 청소봉이 고무처럼 휘어져 청소기와의 접촉각도 때문에 닿기 어려운 부분까지 청소를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배터리 충전을 하면 최대 20분까지 사용 가능한데 흡입력이 끝까지 지속된다. 아쉬운 점은 먼지와 함께 들어온 공기를 정화해 다시 밖으로 내보내는 필터에서 바람이 강하게 나와 청소하는 동안 얼굴에 바람을 쐬게 된다는 것이다. 100만원이 넘는 높은 가격도 소비자들에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