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4년 최고의 발명품’이자 나 홀로 여행객들의 필수품으로 통하는 ‘셀카봉’이 공공장소에서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파리의 주요 박물관들이 셀카봉 소지를 금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파리의 유명 관광지인 베르사유 궁전이 거울이나 가구, 예술 작품에 대한 잠재적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관람객들의 셀카봉 소지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르사유 궁전뿐 아니라 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와 루브르 박물관 등도 셀카봉 금지 대열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들은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면서 그 배경이 되는 모나리자 등 유명 그림들 앞에서 셀카봉을 흔들어 대 자칫 작품에 손상이 가는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셀카봉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셀카봉으로 그림이나 조각을 가리키는 행위를 삼가달라”고 관람객들에게 호소했다. 텔레그래프는 이 같은 셀카봉 금지 조치가 한 해 20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해 온 파리의 관광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 공공장소에서 셀카봉 사용은 전 세계적으로 점차 제한되는 추세다.
셀카봉의 위해에 대한 우려는 미국에서 먼저 불거졌다. 지난달 14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현대미술관을 필두로 미국 내 여러 박물관들이 셀카봉 사용 금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역시나 무심코 휘두른 셀카봉이 작품을 훼손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관람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건희 기자
박물관 셀카봉주의보… 작품훼손·관람방해 우려에 베르사유궁전 금지한 데 이어 루브르 등도 검토
입력 2015-03-10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