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쉽게 ‘온라인몰 결제시간 경쟁’… 간편결제 시스템 속속 도입

입력 2015-03-10 02:22
클릭 한 번으로 주문과 결제를 완료하는 ‘원 클릭(1-Click)’ 서비스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전매특허다. 1999년 미국에서 특허로 인정받았고, 경쟁자인 반스앤노블이 유사 서비스를 도입하자 특허 침해 소송까지 제기했다. ‘악명 높은 특허’로도 불리지만 지금의 아마존을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온라인 쇼핑에서 고객의 지갑을 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쇼핑할 수 있는 모바일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결제 간소화가 온라인 쇼핑의 주요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9일 소셜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4일부터 결제 시간을 3초까지 단축시킬 수 있는 ‘티몬페이’를 도입했다. 휴대전화 결제나 카드사 결제가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친 것과 달리 처음 한 번만 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이후에는 비밀번호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다른 간편 결제서비스와 달리 자체 시스템 내에 프로그래밍돼 있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지 않아도 된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과 G마켓은 ‘스마일페이’를 쓰고 있다. 카드 결제 번호를 처음 입력해놓으면 구매 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인증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11번가도 ‘페이핀’을 통해 비슷한 방식으로 인증한 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롯데닷컴 등 롯데그룹사 온라인몰은 롯데카드가 도입한 ‘원클릭 간편결제’ 서비스로 결제할 수 있다. 최초 결제 정보를 등록한 후 롯데카드로 결제하면 추가 인증 절차와 금액 제한 없이 클릭 한 번으로 결제 가능하다.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인 신세계 역시 전자지급결제대행사인 신세계페이먼츠를 설립해 온라인 결제 시장 진출 준비를 해왔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과 SSG닷컴 같은 온라인 매장을 연계하는 간편 결제서비스를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사가 앞 다퉈 결제 간소화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상품 검색, 주문, 결제 과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보안 문제 등으로 결제 절차가 복잡하고, 결제 도중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소비자들이 중간에 이탈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마존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와 비교할 때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카드사별로 결제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가 달라 방식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정부가 30만원 이상 구매 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제를 폐지했지만 여전히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보안은 보안대로 유지하면서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게 업계의 과제”라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