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약발이 떨어진 모양새다. 분기별 국내총생산(GDP)은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4분기 GDP 확정치가 연율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앞서 발표한 잠정치인 연 2.2%보다 하향 수정된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0.4%의 성장률로 기대치였던 0.5%보다 낮았다.
이 기간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이 역시 0.2%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상반된 결과다. 내각부는 “기업의 재고 조정이 진행되면서 투자 지출에 영향을 줬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투자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소비와 공공투자는 각각 0.5%, 0.8% 증가했다.
일본경제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4분기에 경기가 회복되는 듯했지만 전망을 밑돌면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베노믹스의 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양적완화로 유동성을 확대해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경기부양책을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분기 GDP가 하향 조정된 것은 지난해 경기후퇴 이후 여전히 부진한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를 회복하는 일이 예상보다 힘겹다는 신호”라면서 “아베 총리 경제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 새로운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1%는 “아베노믹스로 인한 경기 회복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일본 재무성은 올 1월 경상수지가 614억엔(약 5641억원) 흑자를 기록해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유가 하락에 따라 원유 등의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줄어드는 등 무역 적자폭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전월의 1872억엔보다 줄고 시장 전망인 2704억엔을 크게 밑돈 수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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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0 02:37 수정 2015-03-10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