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비행기 5개월간의 세계일주 ‘이륙’… 세계 최초로 태양전지만 사용 ‘솔라임펄스2호’

입력 2015-03-10 02:44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세계일주에 나선 ‘솔라임펄스 2호기’가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알부틴 공항에서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다(위). 작은 사진은 알부틴 공항 상공으로 날아오른 솔라임펄스 2호기의 모습. EPA연합뉴스

사상 처음으로 태양전지만을 동력으로 하는 비행기가 5개월간의 세계일주 대장정에 돌입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솔라임펄스사가 제작한 ‘솔라임펄스 2호기’는 이날 오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 알부틴 비행장을 힘차게 이륙했다.

첫 행선지는 오만 수도 무스카트. 이후 이 비행기는 인도양을 건너 미얀마 중국 하와이 뉴욕을 거쳐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 등 기착지 12곳을 지나 오는 7월 말∼8월 초쯤 다시 아부다비로 돌아온다.

정비·휴식시간을 제외한 순수 비행시간은 25일 정도에 불과하지만 중국 난징에서 하와이까지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8500㎞ 구간은 약 5일간 ‘논스톱’으로 비행할 예정이어서 여행 중 최대 고비로 여겨진다. 비행기의 조종은 솔라임펄스의 공동 창업자인 베르트랑 피카르 회장과 안드레 보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교대로 맡아서 한다.

1인용인 솔라임펄스 2호기는 날개와 몸통에 부착된 1만7000여개의 태양전지가 태양열을 전기로 변환해 프로펠러와 연결된 전동모터 4개를 돌리는 방식이다. 이 비행기의 양쪽 날개폭은 72m로 보잉 747보다 4m 정도 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탄소섬유로 동체를 만들어 무게는 대형 승용차 수준인 2300㎏으로 가볍고 시속 50∼100㎞의 속력을 낸다.

이번 세계일주 도전은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관심이 높은 아부다비 정부의 후원을 받아 추진됐다.

피카르 회장은 “깨끗한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으면 한다”며 “기후변화는 새로운 친환경 기술을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1999년 열기구로 세계를 처음 일주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