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카타르 월드컵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카타르는 박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마지막 국가로, 세계 최고 부국(富國) 중 하나다.
◇카타르 월드컵 인프라 사업 적극 지원=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1000억 달러(약 110조원) 이상 재정이 투입될 카타르 월드컵 관련 건설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카타르 측의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2002년 월드컵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우리 기업들이 카타르 월드컵 인프라 사업에도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카타르 측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타밈 국왕은 “한국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배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을 앞두고 1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구축 사업을 계획 중이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의 수주가 기대되는 사업은 장거리 철도(150억 달러 중 1단계 20억 달러), 일반도로·하수처리 프로그램(140억 달러), 도하 하수처리시설(30억 달러), 크로싱 교량(60억 달러), 월드컵 경기장(40억 달러) 등 총액 290억 달러(약 32조원) 규모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기업 수주) 전망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카타르 투자청(QIA)이 우리나라의 6개 프로젝트 투자에 관심을 표명, 카타르 자본의 한국 내 투자 계기도 마련됐다. 양국 정부는 또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자력 인력 양성 및 연구·개발 협력 양해각서(MOU) 등 경제·비경제 분야에서 10건의 MOU를 체결했다.
◇경제사절단 간담회서도 중동 붐 강조=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순방 경제사절단(116개 업체 117명)과의 간담회도 했다. 당초 계획에는 없었지만 경제사절단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순방 최초로 방문국 기업들과의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44건, 약 1조원 규모 사업 계약을 체결한 경제사절단의 노고를 치하했다. 간담회에선 상담회를 통해 아랍에미리트(UAE)와 1200만 달러 수출 계약을 맺은 지능형 로봇 ‘퓨로’ 시연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중동 붐 때 그것이 제1의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졌는데 제2의 중동 붐이 일어나면 또 제2의 한강의 기적으로 반드시 이어진다. 그래서 제가 일부러 이걸 강조하는 것”이라고 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협력 다변화로 제2의 중동 붐 일어나나=박 대통령은 중동 4개국 순방을 통해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 다변화 측면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산업을 다각화하려는 중동 국가의 신성장 전략과 우리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상호 협력할 여지가 많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4개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경제 분야 MOU는 모두 44건이다. 분야별로는 원전 기술협력 및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 14건, 금융투자 8건, IT 및 창조경제 9건 등이다. 과거 에너지·건설 분야에 치중됐던 협력관계가 서비스 및 지식 분야 협력관계로 다변화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자력 협력은 물론 할랄식품 중동시장 진출, 보건의료 협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9일 오전 귀국한다.
도하=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카타르 월드컵’ 32조원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 ‘노크’
입력 2015-03-09 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