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돔구장은 1965년 완공된 미국 휴스턴의 애스트로스돔이다. 여름이면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 비가 자주 오는 휴스턴은 돔구장을 짓는 조건으로 메이저리그 신생구단을 유치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팀이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애스트로스돔은 최초의 인조 잔디 발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가 두 번째 돔구장 킹돔을 1976년 건립하는 등 메이저리그의 여러 구단이 돔구장을 지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체이스필드, 탬파베이 레이스의 트로피카나필드 등 날씨가 좋지 않은 지역에 연고를 둔 구단들이 돔구장을 갖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7개가 돔구장을 소유하고 있는데, 최근 지어진 돔구장은 대부분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개폐형이다.
야구가 국기(國技)와 다름없는 일본에서는 12개 프로구단 중 6개 구단이 돔구장을 갖고 있다. 태풍이 잦아 실내 야구장의 필요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일본 최초의 돔구장은 1988년 완공돼 요미우리 자이언츠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도쿄돔이다. 야구장 외에 대규모 콘서트장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이후 나고야돔, 오사카돔(일명 교세라돔), 후쿠오카돔(일명 야후돔), 세이부돔, 삿포로돔이 만들어졌다.
2001년 준공된 삿포로돔은 2002 한일월드컵을 유치하면서 축구장과 같이 쓸 수 있게 했다. 돔구장 옆에 천연 잔디 축구장을 지어 관리하면서 축구경기가 있을 때는 돔 안으로 축구장이 들어간다. 월드컵이 끝난 뒤 삿포로시는 도쿄를 연고지로 하던 니혼햄 파이터스에 이전을 요청했다. 요미우리 인기에 가려 있는데다, 과다한 돔구장 사용료에 부담을 안고 있던 니혼햄은 구장 운영권 등 좋은 조건을 제시한 삿포로로 연고지를 옮겼다.
돔구장은 주로 야구장으로 만들어졌지만 다른 종목에도 없는 것은 아니다.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런던 웸블리 구장이 2000년 문을 닫은 지 7년 만에 개폐식 돔구장인 뉴 웸블리 구장으로 개축됐다. 수용 인원만 9만 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 돔구장이다.
이외에 네덜란드 축구팀 AFC 아약스와 미식축구리그(NFL) 유로파 소속 미식축구팀인 암스테르담 애드머럴스의 홈구장으로 사용되는 암스테르담 아레나도 있다. 1996년 개폐식 돔구장으로 지어진 이 경기장은 도로 위에 건설돼 경기장 지하에 자동차들이 다니는 게 특징이다. 또 중국 상하이 테니스 경기장은 테니스 구장 중에서는 드물게 지어진 돔구장이다.
2005년 건립된 카타르 도하의 아스파이어 홀은 29만㎡의 부지에 정식 규격의 축구장, 실내 육상트랙, 올림픽 규격의 수영 및 다이빙 경기장 등 7개의 다용도 스포츠 홀로 구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돔경기장으로 유명하다.
장지영 기자
해외 돔구장 살펴보니… 美 애스트로스돔 세계 최초, 궂은 날씨가 돔구장 건설 촉진
입력 2015-03-10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