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점 김시래, 아무도 못 말렸다… LG-오리온스, 6강 플레이오프

입력 2015-03-09 02:13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8일 열린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스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나고 LG 김진 감독은 “김시래가 집중력을 보여주고 탐의 구심점이 됐다”고 했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김시래로부터 파생되는 공격을 막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1차전은 김시래의 경기였다. 가드 김시래는 자신의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득점인 21점을 쓸어 담았고 어시스트 5개, 가로채기 2개를 보태며 82대 62 완승을 이끌었다. 36분12초를 뛰면서 실책은 단 한개도 저지르지 않았다.

빠른 발로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면서 직접 슈팅하거나 송곳 패스를 찔러대는 김시래 앞에 오리온스는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승부처였던 3쿼터에서 그의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김시래는 48-46으로 쫓기던 3쿼터 종료 5분41초에는 재치 있는 패스로 이지운의 3점슛을 도왔다. 또 3쿼터 종료 3분58초에는 트로이 길렌워터가 3점슛을 넣어 51-49로 또다시 따라오자 직접 장신 숲을 헤집고 2점 슛을 넣었다. 김시래를 막던 오리온스 이현민은 3쿼터에 파울 4개를 범해 파울트러블에 걸리기도 했다.

덕분에 LG는 5전3승제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따내며 플레이오프 4강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역대 36차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따낸 구단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34차례(94.4%)나 된다.

김시래는 “가드로서 신바람이 나는 경기였다”며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한데 기선제압을 위해 죽기 살기로 했다. 3승으로 플레이오프 4강에 올라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오리온스는 2차전부터 최고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 외에 김시래까지 막아야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추 감독은 “김시래를 막기 위한 협력수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제퍼슨도 승리의 수훈갑이다. 정규리그 득점 1위 제퍼슨은 상대 외국인 포워드 듀오 길렌워터와 리오 라이온스를 압도했다. 제퍼슨은 24점 17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공격의 선봉에 섰다. 이에 반해 길렌워터와 라이온스는 각각 17점과 12점에 그쳤다. 제퍼슨은 “정규리그처럼 열심히 뛰었고, 다른 선수들도 모두 잘해줬다”며 “오늘처럼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2차전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와 오리온스는 하루 쉰 뒤 1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또 다른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인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 경기는 9일 오후 7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창원=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