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식민지 총독’에, 그를 공격한 김기종(55)씨를 안중근 의사에 비유하는 등 김씨의 범행을 연일 옹호하고 있다. 그의 범행을 북측과 연관짓는 데 대해서는 ‘종북몰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7일 서기국 보도에서 “지난 시기 남조선에서 반미투쟁이 격렬히 벌어졌지만 이번처럼 미국의 현지 식민지 총독과 같은 미국대사가 직접 분노의 칼 세례를 당한 것은 처음”이라며 “미국을 규탄하는 남녘 민심의 반영이고 항거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민족적 울분을 참을 수 없어 정의의 세례를 안긴 데 대해 책임을 전가해보려고 ‘종북세력의 소행’이니 ‘배후세력’이니 뭐니 하고 떠들어대는 것은 도저히 용납 못할 사대 매국적, 반통일 대결적 망동이 아닐 수 없다”며 “이는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괴뢰패당이 미국 상전과 함께 북침 전쟁연습을 벌이지 않았다면 이번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제의 전쟁책동을 반대하는 의로운 행동이 ‘테러’라면 일제의 조선 침략을 반대해 이등박문을 처단한 안중근 등 반일 애국지사들의 의거도 ‘테러’라고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번 사건을 독립지사들의 의거에 비유한 건 애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더럽히는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위한 적법한 조치를 두고 ‘반공화국 모략 소동’ 등으로 날조하는 건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리퍼트 대사가 공격당한 지난 5일 잇달아 논평을 내고 김씨의 공격을 정의로운 행동이라 주장한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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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9 02:34 수정 2015-03-09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