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표 ‘철퇴 축구’ 화끈한 신고식… 데뷔전 양동현 앞세워 서울에 2대 0 勝

입력 2015-03-09 02:16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은 지난 5일 2015 시즌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FC서울이 우리 팀에 스파이를 심어 놓은 것 같다”며 “최용수 서울 감독이 나한테 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울산에 대해서 다 알고 있더라”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사흘 후 윤 감독의 푸념은 연막전술이었음이 드러났다. 서울은 울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윤 감독이 상대방을 꿰뚫고 있었다.

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서울의 이번 시즌 첫 맞대결. 울산은 1골 1도움을 올린 공격수 양동현의 활약으로 2대 0 완승을 거두며 ‘철퇴 축구’의 부활을 알렸다.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 지휘봉을 잡은 윤 감독은 K리그 데뷔전에서 환하게 웃었다.

‘윤정환 축구’는 끈끈했고, 빨랐고, 무엇보다 효율적이었다. 울산은 볼 점유율에서 서울에 뒤졌다. 그러나 탄탄한 수비와 강한 압박에, 빠른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양동현은 전반 22분 따르따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전반 35분 역습 상황에선 제파로프의 추가골을 도왔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한 양동현은 골 지역 정면으로 쇄도하던 제파로프에게 어시스트를 찔러 줬고, 제파로프는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대 왼쪽을 뚫었다.

포항 스틸러스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손준호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 0 승리를 거두고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수원전 3연패 사슬을 끊고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출발했다.

전반 종료 직전 변수가 발생했다. 수원 수비수 오범석이 포항의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선수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등 거친 몸싸움을 벌이다가 잇따라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것. 전술적 변화가 불가피했던 서정원 수원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수 산토스를 빼고 수비수 신세계를 투입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후반 9분 이광혁과 라자르를 불러들이고 고무열과 김승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포항 공격진에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후반 27분 손준호는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공은 골대 오른쪽 상단에 꽂혔다.

광양전용구장에선 홈팀 전남 드래곤즈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1대 1로 비겼다. 제주의 정다훤이 후반 6분 선제골을 터뜨리자 후반 34분 전남 스테보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7일 열린 K리그 개막전에선 1강으로 꼽히는 전북 현대가 성남FC를 2대 0으로 제압했다. 전북의 외국인 선수 에두는 전반 38분 이재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결승골을 넣었으며, 후반 38분엔 추가골을 터뜨려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