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 ‘야신’ 조련 받은 독수리, 높이 날 조짐 보인다

입력 2015-03-09 02:15
넥센 히어로즈의 치어리더들이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kt 위즈의 시범경기에서 열정적으로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kt의 참가로 10구단 체제가 된 2015 프로야구는 7∼22일 시범경기를 치른 뒤 28일 공식 개막한다. 이병주 기자

‘만년 꼴찌’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다.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의 혹독한 겨울훈련을 견뎌낸 한화는 2015년 시범경기 초반부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7∼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연전에서 한화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안정된 모습이었다.

한화는 7일 개막전에서 LG를 9대 3으로 제압했다. LG와 똑같이 9개 안타를 쳤지만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이며 손쉽게 앞서나갔다. 수비에서도 두 차례 병살플레이를 연출하는 등 김 감독의 ‘지옥 펑고’ 효과가 확실히 나타났다. 지난 시즌 113개로 실책이 가장 많았던 한화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8일 2차전에서는 2대 3으로 아쉽게 졌지만 내용을 보면 전혀 밀리지 않았다. 특히 한화의 신인 선수들은 악착같은 수비로 홈팬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야신 효과’ 덕분에 한화의 시범경기 주말 2연전은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시범경기는 그동안 무료로 개방됐지만 올 시즌 주말경기에 한해 홈팀이 자체적으로 입장권 가격을 책정해 받도록 했다. 한화는 정규시즌 입장료의 30%로 정했는데 1만3000석이 모두 팔렸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연상케 하는 열기였다.

한화와 달리 1군 시범경기에 처음 출전한 ‘막내’ kt 위즈는 선배들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kt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전날 3안타 빈공으로 0대 5패를 당한데 이어 이날도 4대 10으로 졌다.

개막 2연전에서 스타 선수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프로야구 3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넥센)는 2차전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해 멀티홈런(2개)을 터뜨리며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반면 두산 베어스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거금 84억원을 들여 영입한 장원준은 일단 실망스러웠다. 장원준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2차전에서 2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새로 마련한 스피드업 규정을 놓고 선수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KBO는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발은 타석 안에 두어야 하며, 위반 시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등 5개 규정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투수들이 공을 던지기 전에 타자들이 습관적으로 타석을 벗어났다가 삼진 아웃을 당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KBO 관계자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통해 숙지가 됐지만 문제가 된다면 시범경기에서 1주 정도 시행해 본 뒤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