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축제서 남북도 햇볕 드나… 北, 광주 세계U대회에 종전 2배 규모 선수단 파견키로

입력 2015-03-09 02:03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는 8일 광주개인택시조합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개인택시조합은 우수한 조합원이 광주U대회 수송요원으로 참여하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15세계유니버시아드(U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해 국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 U대회가 그동안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U대회 조직위는 “지난 3일 전극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학생체육협회 위원장 명의의 참가신청서가 U대회를 주관하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제출됐다”고 8일 밝혔다.

광주U대회의 성패여부를 가늠할 북한의 U대회 참가가 확실해진 것이다. 북한이 FISU에 통보한 선수단은 8개 종목 선수 75명과 임원 33명 등 108명 규모다.

참가종목은 육상과 다이빙 기계체조 리듬체조 탁구 유도 등 6개 개인종목과 여자축구 핸드볼 등 2개 단체종목이다. 북한은 최근 10년간 개최된 U대회에 매번 참가하면서 평균 45명 정도의 선수단을 파견해왔다. 북한은 국내에서 개최된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와 2003년 대구하계U대회,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등에 참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선수단 참가가 U대회 흥행은 물론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어떤 작용을 할지 주목된다.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오는 7월 U대회를 계기로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광주U대회 조직위는 U대회 유치에 성공한 이후 남북단일팀 구성과 출전을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반기문 UN사무총장 면담과 2013년 7월 렘케 UN사무총장 스포츠특별보좌관 방북 등을 통해 물밑접촉을 해왔다. U대회 조직위는 빠듯한 대회일정상 전 종목의 남북단일팀 구성이 힘들 경우 개·폐회식 남북선수단 동시입장과 여자축구 등 일부 종목의 단일팀 출전을 성사시킨다는 방침이다.

해방 70돌이란 상징성을 살려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한 성화를 판문점 임진각에서 합친 뒤 육로로 광주까지 직접 봉송해 대회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북한이 과거 U대회보다 2배 많은 선수단을 파견하는 점으로 볼 때 2010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불참했던 북한 미녀 응원단의 광주U대회 방문도 유력한 상황이다.

광주U대회 조직위와 광주시는 최근 40여개 기관·단체·대학 등과 협력회의를 갖고 U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다짐했다. 5만여 명의 시민 서포터스들도 대회 기간 자신들이 응원할 국가들의 기본적인 인사말을 배우는 등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광주U대회는 오는 7월 3일부터 14일까지 21개 종목에 전 세계 170개국 2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광주U대회 조직위 김윤석 사무총장은 “북한이 대회에 참가하고 성화가 판문점을 통과하는 것만으로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를 지구촌에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