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된 임현수(60)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목사는 지난 20년 동안 웬만한 국제 비정부기구(NGO)보다 더 큰 규모로 북한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임 목사를 장기 억류할 경우 북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대북소식통과 ‘미국의 소리(VOA)’ 등에 따르면 임 목사는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로 대북 인도사업을 주도해 왔다. 그는 1994년 북한을 처음 방문해 북한의 실상을 접한 뒤 ‘고난의 행군’ 당시인 96년부터 본격적인 대북지원 사업에 뛰어들었다.
큰빛교회 관계자는 “임 목사는 90년대 중반 북한 사람들이 굶어죽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노회 대표단과 함께 방북했었다”며 “그때부터 교회 성도들에게 한 끼씩 굶더라도 북한을 돕자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임 목사가 지원한 분야는 다양하다. 식량과 농업개발, 의료를 비롯해 수산업과 컴퓨터, 영어교육까지 담당했다. 임 목사는 과거 교회 간증에서 “원산 등 북한 여러 지역의 육아원과 애육원 고아 1만여명을 지원하고 양로원 세 군데와 나진의 굴포유치원 등에 콩기름과 분유, 기저귀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젖염소와 돼지 사육, 나진의 양계장, 회령의 유기농 비료 공장, 2000명 수용이 가능한 대중목욕탕과 국가대표 빙상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임 목사는 평양의 교원들을 위한 대규모 영어·컴퓨터 강습소도 세워 교사 200명씩을 교육해 2013년 10월까지 총 2400명을 훈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또 500명 규모의 평양 가발공장과 함흥의 선봉연유판매소, ‘아가페’로 명명된 동해바다살리기 프로젝트에 대형 어선 2척과 소형 어선 50척을 제공하기도 했다.
임 목사의 대북 지원에는 큰빛교회를 비롯해 북미 지역의 교회와 단체, 사업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임 목사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교회들을 다니면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북한 주민의 잠재적 우수성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억류가 길어질수록 북한에 불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토론토 한국계 시의원인 조성준 의원은 최근 현지 언론 ‘토론토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은 임 목사를 즉시 석방해야 한다”며 “만약 계속 억류한다면 북한의 이미지는 더욱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임 목사를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묘사하고 “어려운 북한을 돕기 위해 20년 동안 백방으로 다니며 모금활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을 100회 이상 다닌 임 목사는 북한 지원에 전념하기 위해 올해 은퇴할 예정이었다.
한편 임 목사 가족과 교회는 캐나다와 국제사회에 임 목사가 하루속히 풀려나 귀환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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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9 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