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식당에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몽골 중국 등 6개국 출신 결혼이주여성과 가족 120여명이 모였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주요 기독교 기관이 다음달 21∼29일 마련하는 ‘한국기독교선교 130주년 기념 다문화가정 부모 130명 초청 행사’ 설명회에 참석한 것이다.
오찬을 함께 한 이들은 행여나 부모나 가족을 초청하지 못할까봐 걱정하며 행사 관계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기울였다.
어린이집 강사로 일하고 있는 몽골 출신의 바이갈바(41)씨는 “친정 부모님이 이미 돌아가셔서 이번에 언니와 조카를 초청할 예정”이라며 “남편을 따라 교회에 다니고 있다. 11년 전 한국에 시집올 때 두려움이 있었는데 하나님을 믿고 생활하니 두렵지 않고 행복이 무엇인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온 한국인 아빠들도 이번 행사에 거는 기대가 컸다. 필리핀 여성과 결혼해 자녀를 둔 이덕환(46)씨는 “8년 전 국제결혼을 한 뒤 장모님 얼굴을 한 번도 뵙지 못했다”며 “이번에 한국교회가 장모님을 초청해 주신다니 고마울 뿐이다. 멀리 시집온 아내가 한국에서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이고 직장 일도 잘된다”고 말했다.
행사가 무르익으면서 이주여성의 애환도 곳곳에서 나왔다. 필리핀 이주여성 올바르도(32)씨는 “무엇보다 남편이 친정 부모님에게 잊지 않고 용돈을 부쳐주는 게 좋다”면서도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남편 뒷바라지나 아이의 학교생활을 잘 돌봐주지 못할까봐 고민이다”고 털어놨다.
한교연 다문화사역위원회 위원장 이동석 목사는 “한국기독교 130주년을 맞아 국내외 선교를 재조명하고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의 삶을 위로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행사의 주최 및 후원에는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교회언론회, 미래목회포럼, 평화통일기도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백석,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이 함께 하고 있다.
행사는 다음달 21일 인천공항에서 결혼이주여성과 국내 가족, 친정 부모와 가족들이 상봉한 뒤 환영만찬을 갖는다. 이들은 21∼23일 통일전망대, 정동진 등 강원도 일대를 관광하고 각종 공연을 관람한다. 이어 23∼28일 결혼이주여성의 집 등에서 오붓한 시간을 함께 한다. 주최 측은 친정 부모가 생존하지 않을 경우 형제자매 등으로 초청 범위를 넓혔고 지방자치단체 다문화센터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아시아 6개국 이주여성 가족들 “고마워요, 한국교회”
입력 2015-03-09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