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

입력 2015-03-09 02:21

아들과 함께 책을 썼다. 어려서부터 책을 즐겨 읽고 궁금한 것을 참지 않던 아들은 이것저것 많이 물었다. 기독교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의문이 증폭됐다. 속으로 끙끙 앓는다. 부글부글 끓는다. 거칠게 반항한다. 어차피 할 방황이라면 제대로 하는 게 낫다. 고민을 편지로 주고받았다. 그래서 총 스무 통의 편지 모음집인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가 탄생했다.

아들은 거침없이 따졌다. 언제 하나님이 악을 물리치느냐, 왜 기독교만 옳다고 하느냐, 하나님이 예정하셨다면 자유의지와 악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과학은 기독교의 적인가, 천국은 있기나 한 건가 등. 그러면서 청소년들에게 질문하는 용기를 갖자고 썼다. 질문하게 하고, 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일임을 절실히 느꼈다. 물어도 괜찮다. 물어야 자란다. 물으며 찾는다.

아빠의 답장은 느낌표였다. 십자가의 고통으로 그 자신이 악에 대한 최종적 대답이 되신 하나님, 기적이 없는 닫힌 세계에서 인생이 결정되지 않고 기적 같이 변하도록 열린 세상을 만든 하나님, 모든 사람을 배타적으로 사랑하는 하나님, 시시하게 살지 말고 이 모든 질문의 대답이 되라고 초대하는 하나님, 천상천하에 그런 하나님 없다. 그러므로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안 믿어요!

김기현 목사(로고스서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