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대사에게 미안하다. 이번 일로 한·미관계가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김기종(55)씨는 6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미안함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변호를 맡은 황상현 변호사는 영장심사 후 “김씨는 ‘상처가 그렇게 깊을 줄 몰랐다’는 입장”이라며 “살해 의도는 없었고 본인도 (살인미수 혐의 적용에) 당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칼은 이것도 한번 들고 가보자는 생각에 가져간 것”이라며 “예전에 분신을 해서 수전증이 있고 손가락도 정상적이지 않아 살해할 능력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법정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감정이 격해졌고, 최후 진술에서 거듭 미안함을 표시했다고 한다.
변호인에 따르면 김씨는 행사 초청장을 받은 후 ‘미국이 왜 그러냐’고 리퍼트 대사에게 따질 생각으로 조찬 모임에 갔다고 한다. 하지만 발언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충동적으로 과도를 휘둘렀다는 것이다. 범행에 쓰인 과도는 2년 동안 집에서 써온 것이고 특별히 준비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본인 뜻대로 안 되면 자해할 생각도 했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김씨는 오후 3시20분쯤 영장심사 출석을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북한과의 연계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말도 안 된다”고 답했다. ‘북한 체제에 동조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한 채 경직된 자세로 휠체어에 앉아 이동했다.
영장심사 후에는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이적성이 의심되는 서적’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일부 인정하는 듯한 답변을 했다.
-북한 서적 갖고 계신 게 있나요.
“제가 통일 공부를 하고 있어서요….”
-북한 서적 어떻게 구하셨나요. 방북 때 가져오셨어요?
“미쳤어요. 내가 가져오게.”
-그냥 북한에 대해 공부하신 거예요?
“네. 전공자입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리퍼트 美 대사 테러-영장실질심사] 金 “통일 공부위해…” 北 서적 소지 인정
입력 2015-03-07 0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