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 최대 유행어는 ‘런싱’

입력 2015-03-07 02:22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런싱(任性)’이라는 말이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다. 원래 ‘런싱’은 ‘본성에 따라 행동한다’는 뜻이지만 구어에서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지난해 중국 온라인에서 ‘돈 있는 사람은 제멋대로기 마련(有錢就是任性)’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런싱’은 유행어가 됐다. 이번 양회를 맞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지도자들이 앞다퉈 이 말을 사용하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과 친근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5일 오전 개막한 전인대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던 중 정부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권력이 있다고 마음대로 해선 안 된다(有權不可任性)”고 말했다. 원래 원고에는 없던 말을 즉석에서 집어넣은 것이다.

이날 오후 시 주석은 상하이 전인대 대표단과 반부패에 관한 토론을 했다. 시 주석은 “혁신은 바로 발전이고 혁신을 도모하는 것은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라며 “사람은 타성, 사물은 관성을 갖기 때문에 과거의 방식으로는 발전을 이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 발전에도 혁신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제멋대로(任性)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뤼신화 정협 대변인은 앞서 지난 3일 부패 문제를 언급하면서 “모두들 제멋대로다”라고 언급했다. 당시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영어 통역사는 다시 뤼 대변인에게 정확한 뜻을 되묻기도 했다. 그제서야 ‘변덕스럽다(capricious)’는 뜻의 영어 단어를 선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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