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산 뒤 영수증만 갖고 다시 들어가 같은 상품을 들고 나오는 수법으로 수백만원어치를 훔친 30대 여성이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기와 상습절도 혐의로 전모(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전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송파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11차례에 걸쳐 326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쳤다.
전씨는 손님이 이미 계산한 물건을 들고 계산대를 통과할 때 계산원들이 영수증을 확인하며 구매시간까지 일일이 보지는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일단 상품을 산 뒤 주차장으로 가져가 자신의 차에 싣고, 영수증만 갖고 마트로 돌아가서 같은 상품을 또 들고 나왔다. 계산원에게는 영수증을 보여주며 “아까 계산한 것”이라고 속였다.
전씨는 이렇게 물건 두 개를 들고 나온 뒤 한 개는 고객센터에서 환불했다. 마트 고객센터는 계산대와 떨어져 있어 의심을 피할 수 있었다.
전씨의 범행은 고가의 샴페인 돔페리뇽을 훔치다 덜미를 잡혔다. 와인 한 병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매장 안의 CCTV를 분석하다 같은 와인을 두 번 집어가는 전씨를 발견했다. 전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이 결제내역 등 증거를 들이대자 범행을 실토했다.
의류매장에서 일하며 혼자 사는 전씨는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흥비와 용돈을 마련하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계산했는데…” 같은 상품 빼돌리고 환불까지… 계산원도 속은 황당 영수증 사기
입력 2015-03-07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