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영사관 불 지르겠다” 협박 화교 검거

입력 2015-03-07 02:09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으로 외교공관 안전관리가 강화된 가운데 주한 대만영사관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한 화교가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대만계 화교 이모(52)씨를 협박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오후 8시쯤 112로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대만영사관에 불을 지르겠다” “내가 화교인데 지금 휘발유를 가지고 들어간다”고 협박했다.

경찰은 영사관 경호·경비를 강화하고 주변을 수색했지만 위험물질이나 수상한 인물을 발견하지 못했다. 전화를 건 장소가 서울역 인근 공중전화란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협박범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2시간쯤 지난 오후 10시20분쯤 이번에는 만취한 남성이 서울 명동의 중국대사관에 난입하려 하는 등 행패를 부린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대만영사관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한 이씨였다.

이씨는 곧바로 도주했지만 경찰은 목격자로부터 확보한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주변을 탐문해 15분여 뒤 중국대사관 근처의 한 식당에서 검거했다. 이씨는 한국에서 태어난 대만계 화교로 가족이나 직업 없이 서울역 주변에서 노숙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폭행 등 전과 32범으로 조사됐다. 그는 “대만 여권을 발급받으려 했는데 잘되지 않아 불만을 품었다”고 진술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