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전날 괴한의 공격을 받아 크게 다친 것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한·미동맹은 공고하다”고 밝혔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우리는 ‘분별없는 폭력 행위’에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리퍼트 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하고 빠른 쾌유를 빌었다”고 전하면서 “리퍼트 대사가 다시 업무에 복귀해 한국의 카운터파트와 양국관계 강화는 물론 지역 및 글로벌 도전과제의 해결을 위해 함께 논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리퍼트 대사의 조기 업무 복귀를 시사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리퍼트 대사가 가능한 한 빨리 회복해 업무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와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로즈 부보좌관은 “방금 마크(리퍼트 대사)로부터 ‘잘하고 있고 상태도 좋다. 곧 낫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도 어젯밤 그와 전화하고 오늘 사건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며 “그는 그 정도로 대통령 측근이고 대통령도 그의 조기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위험 수준이 낮은 곳으로, 안전요원 배치가 중동 소재 대사관과 같은 형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리퍼트 대사가 2007∼2008년 오바마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면서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던 시절 1년 이상 이라크에 배치돼 국가를 위해 복무한 ‘터프 가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극단주의자의 돌출적 행동’이라는 시각을 보이면서 한·미 외교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충격적이고 말도 안 되는 범죄이지만 공정한 마음을 지닌 미국인 대다수는 이번 일이 한국 주류 밖에 있는 극단주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의 소행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어느 사회든 사회에 증오심을 품거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이 타인에게 해를 끼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사건은 극단주의자의 소행이지 한국 국민에 의한 정치적 행동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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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7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