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하루를 사는 존재입니다. 어제의 하루보다 오늘의 하루가 더 나은 하루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내일의 하루는 오늘보다 더 나아지리라 소망하며 오늘을 삽니다. 그렇지만 인생은 우리의 기대나 소망과 달리 전개될 때가 많습니다. 아브람을 부르시는 하나님과 부르심에 응답하는 아브람을 보며, 하루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 생각해봅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에게 익숙한 삶의 환경에서 떠나라고 말씀하십니다.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곳입니다. 타향에서 아무리 오래 살았다 해도 고향보다 익숙한 타향은 없습니다. 그러나 익숙한 곳에 머무르는 한 변화나 발전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아브람은 75세 고령이라는 장애물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만져지지 않는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나그네의 길을 떠난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떠나야 할 익숙한 곳은 어디일까요. 우리는 습관적인 죄의 자리에서 떠나야 합니다. 돈의 우상에서 떠나야 합니다. 세상의 악한 풍조에서 떠나야 합니다. 열정 없이 안일하게 사는 습관에서 떠나야 합니다. 남을 비판하고, 자신은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에서 떠나야 합니다. 남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이중성에서 떠나야 합니다. 아브람이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자신에게 익숙했던 곳을 용감하게 떠났음을 기억하고 살아갑시다.
둘째,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향해 보여주기 원하시는 삶의 자리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자기 눈에 좋아 보이는 곳, 남들이 선호하는 곳에 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중심이 되는 곳에 하나님은 끼어들 수 없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하나님을 끼워주지만, 자신이 원하는 곳을 전적으로 지지하거나 도와주는 하나님으로서 끼워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정한 기독교 신앙은 자신의 필요를 하나님께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일까요. 그곳은 물질적 풍요가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자기가 중심이 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이웃과의 바른 관계가 형성되는 자리입니다.
셋째,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이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당신이 보여줄 땅으로 가면 복을 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브람은 하나님께 순종함으로 이전과 다른 믿음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신앙의 복은 장수와 부귀와 권력에 있기보다 하나님과 맺은 관계 가운데 있습니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아버지로 고백하고 그분의 자녀가 되는 관계가 그것입니다. 또한 신앙의 복은 아브람과 관계를 맺는 사람들에게로 확장되는 복입니다. 아브람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복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감사의 조건, 기쁨의 조건, 희망의 조건, 보람의 조건이 되는 삶을 실천합시다. 그러할 때 우리는 빛과 소금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정종훈 목사(연세대의료원 원목실장)
[오늘의 설교] 부르시는 하나님 응답하는 아브람
입력 2015-03-09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