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와 동해 문제에서는 북한과 함께 같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독도에 대한 일본과의 전쟁에서, 우리는 북한과 같이 대응해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55)씨는 지난해 8월 2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한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카페에 이런 글을 남겼다. 자신의 독도지킴이 활동 내역, 주한 일본대사 피습 전후사정 등을 다룬 저서 ‘독도와 우리, 그리고 2010년’ 출간에 맞춰 올린 글이었다. 그는 이 글에서 “두 정부가 있지만 독도만은 아직 두 정부 모두의 것으로 본다” “잘못된 표기(를) 고치는 데 북한과 함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지난 2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남북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중단하라”는 유인물을 작성했다. A4용지 크기의 이 유인물은 5일 피습 현장에서 발견됐다. 김씨는 유인물에 “광복 70주년이라면서 군사주권이 없는 우리의 처지가 비통하다” “분단 70년의 극복은 그동안의 남북 공동성명 선언으로 충분하다”고 썼다.
김씨가 남긴 글들에서는 이렇게 극단적인 민족주의 성격이 묻어나고 있다. 이에 김씨가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추종하는 ‘종북’ 사상에 빠져 있다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키 리졸브에 대해 강력히 표출한 거부감이 “절대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는 북한의 대남 메시지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해석이다. 우리 법원은 한·미 군사훈련 반대시위에 참석한 이적단체 간부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결한 상태다.
김씨가 2006년부터 8차례 방북한 이력이 있다는 점도 그의 종북 성향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김씨는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고, 지난해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집회에도 활발히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김씨는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한다는 등의 이유로 해산 결정을 받은 통진당이 속해 있던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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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6 0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