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전설계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원자력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NRC는 4일(현지시간)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한 신형 경수로인 ‘APR1400’의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마치고 본심사 착수를 승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NRC가 지난해 초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이를 통과한 원전 설계는 APR1400이 유일하다.
APR1400은 1400㎿급 대용량으로 현재 신고리 3·4호기 등에 적용됐으며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도 수출됐다. 앞으로 약 3년6개월(42개월)의 본심사를 거쳐 2018년 9월까지 안전성 평가절차를 완료하면 공청회와 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2019년 3월쯤 최종 설계인증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계인증은 미국 연방규정에 법제화돼 15년간 유효하게 된다.
설계인증을 취득하면 미국 내 원전을 건설할 때 해당 원전의 안전성 인증 등 관련 심사절차가 면제된다. 또 건설·운영 인허가 기간과 비용도 줄어 시장 진출이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도 높아져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설계인증은 원전 전체에 적용되는 ‘표준설계’에 대한 NRC의 안전성 평가를 인증받는 것이다. 지금까지 웨스팅하우스사의 AP1000(개량형 가압경수로) 등 미국 선진 원전사의 5개 노형이 설계인증을 취득한 바 있으며 미국 이외 국가에서는 설계인증을 취득한 전례가 없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한국형 원전 사상 첫 美 사전심사 통과… 수출 청신호
입력 2015-03-06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