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들은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그가 피를 흘리고 있는 장면을 담은 사진 및 영상과 함께 톱뉴스로 보도했다. 특히 CNN방송 등 미국 언론은 정규방송을 속보체제로 전환하고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했으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리퍼트 대사의 친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CNN은 “리퍼트 대사가 수술 후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용의자인 김기종(55) 우리마당 대표에 대해서는 “일본대사를 공격한 혐의로 2010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라며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너서클’로 불리는 최측근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이었던 2005년부터 오랜 절친이었다”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퍼트 대사는 대사관저에서 사무실까지 걸어서 출근하면서 사람들을 만났다”면서 “최근 한국에서 두 차례의 총격 사건이 발생하긴 했지만 서울은 폭력 범죄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도시로 알려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이후 열정적으로 일해 왔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한·미 연합훈련 중 사건이 발생한 점에 특히 주목했다. AFP통신은 “이번 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과의 긴장 상황을 불러왔다”면서 “용의자 김씨는 남북 대화 재개를 가로막는 한·미 연합훈련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 역시 “최근 한국에서 반미 시위대가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하는 시위를 여는 등 논란이 있었다”면서 “한국에서 미국 고위관리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반미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 등 정치 이념이 다른 두 집단 간에 극단적인 형태의 시위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의 발언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셔먼 차관은 최근 ‘과거사 갈등이 한·중·일 3국 모두의 책임’이라며 과거사를 덮고 가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에서는 최근 ‘셔먼 차관의 발언이 일본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나왔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측 경비의 안이함이 한·미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셔먼 차관 발언 이후 미국과 한국 관계는 삐걱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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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6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