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테러 공격은 국내는 물론 미국 등 해외에서도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외 주재 미국대사는 미 정부를 대표하는 자격으로 보통 미국대사에 대한 물리적 위해는 미국에 대한 모욕이자 테러로 간주돼왔다. 한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고 미국 외교관의 신변안전이 잘 보장된 국가로 평가받았기 때문에 이번 피습 사건에 더욱 놀라는 눈치다.
실제 해외 주재 미국대사에 대한 직접적인 피습은 그동안 대부분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이슬람권에서 발생했다. 가장 최근의 미국대사 피습은 2012년 9월 11일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발생했다. 사건은 9·11테러 11주년에 맞춰 이스라엘 출신 미국인이 제작한 ‘무슬림의 순진함’이라는 제목의 영화 예고편이 유튜브에 소개되자 격분한 현지 이슬람 무장시위대가 미국 영사관을 향해 로켓포를 쏘고 건물에 불을 지르면서 발생했다. 당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는 영사관 직원들의 대피를 돕다가 시위대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는 1979년 이후 33년 만에 해외 주재 미국대사가 공무수행 중 살해된 사례로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미국은 2년 뒤인 지난해 6월 특수부대를 파견해 대사를 죽인 범인을 벵가지에서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1979년 2월 14일에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아돌프 덥스 아프간 주재 미국대사가 이슬람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피살됐다. 부임 7개월째였던 그는 구출작전 과정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미국대사가 해외에서 피살된 최초 사례는 존 고든 마인 주과테말라 대사로 1968년 8월 28일 차량 이동 중 현지 반군의 매복 공격으로 숨졌다. 그는 해외 순직 1호 미국대사로 기록됐다. 1976년에는 프랜시스 멜로이 레바논 주재 대사가 수도 베이루트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에 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1974년에는 로저 데이비스 키프로스 주재 대사가 수도 니코시아 미 대사관 앞에서 테러조직의 저격으로 숨졌다. 1973년에는 클레오 앨런 노엘 수단 주재 대사가 수도 하르툼의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9월단’에 인질로 잡혀 살해됐다.
1979년 이란에선 미 외교관들이 1년 넘게 인질로 잡히는 일도 있었다. 당시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린 시위대가 미국으로 도피한 국왕을 돌려 달라며 미 대사관에 난입해 50여명의 외교관들을 인질로 잡았다. 미국이 특수부대를 투입해 구출작전을 벌였지만 실패했고 이는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관련기사 보기]
[리퍼트 美 대사 테러] 역대 해외 주재 美대사 테러, 대부분 중동·아프리카 등 이슬람권서 발생
입력 2015-03-06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