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외투자 사상 처음 외국인 국내투자 앞질러

입력 2015-03-06 02:03 수정 2015-03-06 10:38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이 외국에 투자한 돈(대외금융자산)이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돈(대외금융부채)을 앞질렀다. 단기외채 비중은 소폭 상승했지만 양호한 건전성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4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한국의 대외투자 규모는 1조802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127억 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64억 달러 줄어 998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순국제투자 잔액(대외투자-외국인투자)은 819억 달러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연도 말 기준으로 처음 플러스를 기록했다.

대외투자는 증권투자(375억 달러), 기타투자(312억 달러), 직접투자(197억 달러) 등 모든 항목이 전년과 대비해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투자는 국내 주가 하락 및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높아지면서 주식 등 증권투자(-257억 달러)가 크게 감소해 줄어들었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로 대외투자가 늘고, 원화 절하로 외국인투자가 줄면서 순국제투자 잔액 증가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 빌려온 돈을 의미하는 대외채무(외채)는 4254억 달러로 1년 새 19억 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는 은행의 차입금 증가 등으로 35억 달러 증가한 반면 장기외채는 16억 달러 감소했다. 전체 외채 가운데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71.1%로 전년 말 대비 0.7% 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보다는 소폭 상승했으나 2011년 말(34.9%)과 2012년 말(31.3%)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으로 해석된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7.1%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