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스마트폰과 관련한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삼성전자 갤럭시S6에 향했다. 전시장 전체를 통틀어서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보다 돋보이는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전자가 완벽하게 승리를 했다는 게 현장 분위기였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중국 업체는 올해 MWC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의 부스를 둘러본 국내 업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중국 업체 스마트폰 가운데 눈에 띄는 제품은 없었지만 제품의 디자인과 완성도가 한국 업체의 턱밑까지 따라왔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화웨이, ZTE 등 중국 업체 전시장을 둘러본 후 “예전 중국 업체의 제품은 낮은 가격에 성능이 뛰어난 정도였다면 이제는 디자인의 방향성이 명확하고 기능도 한국 업체 못지않게 좋아졌다”면서 “지난해까지 격차가 9개월 정도였다면 이제는 2∼3개월까지 추격해 왔다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화웨이의 경우 대규모 전시장을 마련하고 자사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대거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화웨이는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을 만들고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도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라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에 가장 위협이 될 업체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화웨이는 국내 업체의 수준에 90% 이상 근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중국 대만 일본 업체들은 대부분 중저가 라인을 중심으로 전시했다. 대만 HTC 정도가 스냅드래곤 810을 탑재한 플래그십 M9을 내놨지만 디자인과 성능 모두 갤럭시S6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니는 방수 기능을 탑재한 보급형 제품 M4 아쿠아를 전시했다.
몇 달 전부터 공개가 예고됐던 갤럭시S6를 피하면서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저가 시장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유럽 시장은 경기 침체로 프리미엄 제품보다 중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전체 전시 중 중저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양분하고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노리는 제품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폰을 탑재한 루미아 시리즈를 전시하며 모바일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만 업체 에이서는 윈도 8.1을 탑재한 스마트폰 리퀴드 M220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타이젠폰 Z1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MWC 2015] 기술격차 2∼3개월… 무섭게 크는 中 스마트폰
입력 2015-03-06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