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가 신임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첫 변화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항생제 닭고기’ 퇴출을 선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맥도날드가 앞으로 2년에 걸쳐 미국 내 매장에서 항생제를 투약해 기른 닭고기를 점진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도날드는 또 올해 고객들에게 인공성장호르몬(rBST)을 투약하지 않은 젖소에서 얻은 저지방 우유와 초콜릿 우유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맥도날드의 결정은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슈퍼버그’ 박테리아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반영한 시도로 해석된다. 또한 식생활에서 ‘웰빙’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건강한 식재료로 ‘질 낮은’ 음식이라는 패스트푸드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소비자의 선호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가장 큰 닭고기 구매자인 맥도날드의 결정으로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제공하는 요식업계에 일대 파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 최대 육가공업체인 타이슨 푸드 등도 이에 발맞춰 항생제를 줄여나가는 조치에 착수하는 등 양계농가 및 식품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맥도날드의 이번 발표는 스티브 이스터브룩 신임 CEO가 취임한 지 3일 만에 이뤄졌다.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전임 돈 톰슨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스터브룩의 ‘과감한 반격’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매출 2.4%, 순수익이 15%나 급락하는 등 경영 위기 속에 구원투수로 나선 이스터브룩은 맥도날드를 “현대적이고 진보적인 햄버거 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웰빙 맥도날드’ 가능할까… 항생제·성장호르몬 퇴출
입력 2015-03-06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