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100만개 중 7개만 대기업 성장

입력 2015-03-06 02:09
2000년 이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제조업체가 100만개 중 7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우리나라 기업의 역동성 저하 점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기업 규모 간 이동성이 낮아지며 기업 역동성 저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2000∼2012년 13년간 전국 사업체 전수조사 자료를 토대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업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이 1000명 이상 대기업으로 성장한 경우는 제조업이 0.0007%, 서비스업 0.0009%에 불과했다.

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300∼500인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비율도 제조업 0.06%, 서비스업 0.02%에 그쳤다. 반면 50인 미만의 사업체가 300인 미만 규모로 성장한 경우는 제조업 0.4%, 서비스업 0.1%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연도별 기업 규모 간 이동성 정도를 나타내는 기업이동성 지수도 감소 추이를 보였다. 제조업은 2001년 0.46에서 2012년 0.34로, 서비스업은 2001년 0.51에서 2012년 0.38로 낮아졌다.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 나타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퇴출되는 역동성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기업의 진입 및 퇴출률의 합인 기업교체율이 제조업에선 2002년 30%에서 2011년 19%로, 서비스업에선 35%에서 24%로 각각 감소했다. 또 일자리 창출 및 소멸률을 합한 일자리 재배치율도 제조업은 2002년 49%에서 2011년 31%로, 서비스업은 2002년 62%에서 2011년 36%로 각각 하락했다.

이병기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이는 시장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진입규제 완화를 통해 신규기업의 진입률을 높이고 ‘좀비기업’은 시장압력을 통해 퇴출시키는 자유로운 경쟁 체계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