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까지… 브라질 국영기업 뇌물 파문

입력 2015-03-06 02:58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를 둘러싼 비리 스캔들의 불똥이 결국 정치권으로 튀었다. 특히 명단에는 집권 노동자당(PT)과 함께 연립정권의 양대 축을 이루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정치인들이 대거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뇌물 사건이 한창 벌어질 즈음에 지우마 호세프 현 브라질 대통령이 7년간 페트로브라스의 이사회 의장을 맡은 전력이 공개돼 대통령부터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검찰은 페트로브라스 비리와 관련, 수십명의 정치인을 포함해 54명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검찰은 정치인들을 상대로 향후 28차례 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명단에는 연정 파트너인 브라질민주운동당 소속의 헤난 칼례이루스 연방상원의장과 에두아르두 쿵야 연방하원의장이 포함됐다. 또 1990년대 초 대통령을 역임한 브라질노동당(PTB)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연방상원의원, 호세프 대통령 1기 정부에서 수석장관과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집권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연방상원의원도 조사를 받게 됐다. 브라질민주운동당 에지손 로바웅 연방상원의원, 진보당(PP)의 네우손 메우레르 연방하원의원 등 거물급 인사들의 이름도 올랐다. 아울러 제1, 제2 야당으로 꼽히는 브라질사회민주당(PSDB)과 브라질사회당(PSB) 소속 의원들도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야권도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앞서 연방검찰은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가 드러난 기업인들을 체포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