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찬 골… 캡틴 박 넘어섰다

입력 2015-03-06 02:3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기성용(스완지시티)이 5일(한국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져 있던 전반 19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기성용은 정규리그 6호골을 넣으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성용(26·스완지시티)에겐 어린 시절부터 세 명의 축구스타가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간판스타 스티븐 제라드(35)와 프랑스 축구영웅 지네딘 지단(43) 그리고 한국 축구의 상징 박지성(34·은퇴)이 그들이다. 특히 박지성의 플레이를 보며 “나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결심한 기성용이 마침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작성했다.

◇‘롤모델’ 박지성을 넘다=기성용은 5일(한국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2014-2015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져 있던 전반 19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정규리그 6호로 기성용은 박지성이 2006-2007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넣은 5골을 뛰어넘으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새로 썼다.

기성용은 2012∼2013시즌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뒤 세 시즌 만에 개인 통산 10호 골을 넣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최근 득점 페이스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2014 호주 아시안컵에서 복귀한 이후 치른 5경기에서 3골이나 뽑아냈다.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은 0.23골(26경기 6골)이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시즌 종료까지 남은 10경기에서 2∼3골을 더 넣을 수 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박지성이 2010∼2011시즌 달성한 한 시즌 최다 8골(리그 5골, 리그컵 2골, 챔피언스리그 1골) 기록도 넘을 수 있다. 기성용의 활약에도 스완지시티는 토트넘에 2대 3으로 패했다.

◇‘미들라이커’로 변신한 후 펄펄=기성용은 공격수가 아니라 중원을 지키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그러나 팀이 위기에 처하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미드필더 임무를 소화하면서도 스트라이커 못지않은 공격력을 과시하는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인 셈이다.

이날도 기성용은 미들라이커로 맹활약했다. 스완지시티가 전반 7분 토트넘의 나세르 샤들리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공격 본능이 꿈틀거렸다. 최전방을 넘나들며 골을 노렸고 결국 터뜨렸다. 전반 19분 기성용은 닐 테일러의 도움을 받아 골대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대를 갈랐다. 각이 거의 없었지만 상대 골키퍼 다리 사이로 공을 밀어 넣는 정확한 슈팅이었다.

기성용은 토트넘전에서 92.9%의 패스 성공률(팀 내 1위)을 보였으며 단 한 번의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해 질피 시구르드손(5골)을 제치고 팀 내 리그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스완지시티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최전방 공격수 윌프레드 보니를 맨체스터 시티로 떠나보냈다. 대체 선수인 바페팀비 고미스가 부지하자 게리 몽크 스완지시티 감독은 기성용을 전진 배치시켜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

한편 김보경(26·위건 애슬레틱)도 노리치와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 원정경기에서 골을 넣어 1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일 블랙풀과의 원정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한 김보경은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