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파주의 6천년 전 빗살무늬토기

입력 2015-03-06 02:10
앙증맞은 파주 빗살무늬토기. 경기도자박물관 제공

14㎝ 높이의 토기를 사용했던 신석기인은 누구였을까? 빗살이 새겨진 토기는 요즘 쓰는 작은 술잔처럼 보인다. 앙증맞은 모습을 보면 아이들이 물을 따라 먹던 그릇일 수도 있고, 들판을 헤치며 작은 이삭을 따서 담던 그릇일 수도 있다. 임진강 지류인 갈곡천 인근에서 나온 이 빗살무늬토기 하나로 갖가지 상상을 자아낸다. 뾰족한 바닥을 보면 모래땅에서 사용하기 좋았을 것이다. 표면에는 불에 그을린 흔적도 보인다.

당시 첨단제품이었던 토기는 사람에게 손과 시간을 자유롭고 넉넉하게 해주었다. 냇가에 가서야 먹던 물을 집안까지 가져올 수 있었고, 먹거리 보관이나 운반에도 매우 편리했다. 처음 누가 흙을 빚어서 모양을 냈을까? 또 불에 구우면 단단해진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작년 4월 파주 조리와 법원 간 도로공사 중 발굴된 신석기 유적에서 39기의 주거지가 조사되었다. 파주 지역에서 신석기시대 전기 대형 취락지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취락지 발굴 현장은 구릉에 위치해 겨울에도 칼바람을 막아주는 안온한 지세가 돋보인다. 신석기 사람들은 이처럼 자연을 잘 활용하였다. 경기도자박물관은 오는 9월에 한반도 중서부 지역 신석기 특별전을 계획하고 있다. 갈판과 갈돌, 창과 화살에 꽂았던 석창과 석촉을 비롯해 크고 작은 파주 출토 빗살무늬 토기들이 선보인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