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들이 韓-사우디 협력 다변화 이끌어달라”… 朴대통령, 동포 대표 초청해 역경 이겨낸 노고 격려

입력 2015-03-05 03:29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이틀째인 4일(현지시간) 비즈니스 포럼·동포간담회 참석, 킹덤홀딩회사(KHC) 회장 및 원자력·재생에너지 원장 접견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사우디판 ‘국제시장’ 주역들 격려=박 대통령은 사우디 동포대표 150여명을 리야드 포시즌 호텔로 초청, 간담회를 갖고 ‘열사의 땅’ 사우디에서 민족의 저력과 열정을 보여준 이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이 흰색 저고리와 치마의 한복 차림으로 등장하자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환영했고, 남녀 화동은 꽃다발을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우디 동포사회가 과거 1970년대 석유파동 위기를 경제도약의 기회로 전환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며 동포들에게 이제 과학기술·체육·학계에서도 활약해 양국 협력 관계의 다변화를 이끌어줄 것을 당부했다. 동포 간담회에는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이자 현재 사우디 왕실 양궁코치인 김수녕씨, 간호사 출신인 배경란 킹 파드 메디컬센터 감사팀장, 이성열 프린스 술탄대학 교수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해외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제2, 제3의 윤덕수·오영자(영화 ‘국제시장’ 주인공)를 격려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970년대 사우디는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당시 사우디에는 건설 노동자와 간호인력 등이 대거 파견돼 근무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78년 새해를 맞아 중동지역 근로자 등 7만여명에게 깻잎 통조림과 고추장, 김치 등을 선물로 보낸 바 있다. 이에 리야드 병원에서 근무하던 한국 간호사들은 박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각하께서 보내주신 선물들을 나눠 먹으며 고향의 맛을 실감했다”고 전했고, 박 전 대통령은 답장을 보내 이들을 격려했다.

◇중동 ‘워런 버핏’에 투자 당부, 공동투자 확대 강조=박 대통령의 경제행보는 이날도 계속됐다. 박 대통령은 중동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알 왈리드 빈 탈랄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KHC 회장과 만나 한국 문화사업에 대한 투자를 당부했다. 알 왈리드 회장은 중동의 대표적 갑부이자 국제 투자계의 큰손이다. 그는 사우디를 건국한 압둘 아지즈 초대 국왕의 손자다. 그러나 사우디 왕족으로선 이례적으로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한·사우디 비즈니스 포럼에선 양국 간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를 통한 공동투자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마트(SMART) 원자로와 태양광 등 신에너지원 협력 확대, 보건의료·서비스 상호협력, 양국 공동투자 사업 발굴 등을 3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어 ‘한 손으로 박수를 칠 수 없다’는 아랍 속담을 언급한 뒤 “저와 한국 정부는 여러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사우디 마지막 일정으로 리야드 시내 국립박물관 및 근교의 마스막 요새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당초 요새 방문만 계획했으나 살만 국왕의 간곡한 제안을 받아들여 일정에 박물관도 추가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문화유적지 방문이 사우디 국민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우호적 메시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야드=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