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진심이 청중에게 전달되도록 최선 다할 것”…‘안드레아 셰니에’서 주역 맡은 소프라노 고현아

입력 2015-03-05 02:28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는 오페라 애호가들이 최고로 꼽는 무대 중 하나다. 2013년 소프라노 고현아(40·사진)는 아시아 출신 여성 성악가로는 처음 전속 솔리스트로 발탁됐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이탈리아 오페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의 타이틀 롤을 맡으며 새로운 디바로 떠올랐다. 당시 공연 직전 건강 문제로 출연을 취소한 세계적 스타 안젤라 게오르규의 대타로 섰는데,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빈 슈타츠오퍼를 비롯해 독일어권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고현아가 한국 무대에 데뷔한다. 국립오페라단 창단 이후 선보이는 ‘안드레아 셰니에’(3월 12∼15일 서울 예술의전당)의 여자주인공 맏달레나 역을 맡았다.

이탈리아 작곡가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활동한 시인 안드레 셰니에(1762∼1794, 이탈리아어로 안드레아)의 격정적인 삶을 다루고 있다. 맏달레나는 귀족이지만 혁명가인 셰니에를 사랑하다가 함께 죽음을 택하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4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고현아는 “무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청중에게 제 진심이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맏달레나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청중과 교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국내 관객을 처음 만난다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하지만 공연 준비 기간에 예술감독이 사임하는 등 국립오페라단을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는 ‘컨디션 조절을 잘하자’는 개인적인 생각만 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어려운 과정을 직접 겪으면서 비장한 마음이 들었다. 관객들에게 공연만큼은 최고의 무대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오페라계에서 감각적인 무대로 유명한 스테파노 포다의 연출을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상징적인 무대와 사실적인 의상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아이러니한 시공간 속에서 성악가들의 하모니가 돋보인다고 했다. 그는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집중해서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