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4일 경기도 수원시 서호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수업을 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교사에 대한 지원과 학생 지도 활성화 등을 위해 관리자인 교장·교감도 수업에 참여토록 하고, 자신도 수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었다.
이 교육감은 5교시 마지막 수업 종이 울린 뒤 2학년 4반 교실에 들어섰다.
이 교육감은 취재진을 의식한 듯 “미안하다. 이렇게 소란스럽게 해서…, 이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닌데”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도 하며 일일이 악수했다.
이 교육감이 자신의 첫인상을 묻자 한 남학생이 손을 들고 ‘할아버지 같아요’고 말해 웃음바다가 됐다. 이 교육감은 수업 배경에 대해 “여러분들을 직접 만나 고민하는 게 뭔지, 희망하는 게 뭔지 직접 듣고 여러분을 위한 학교, 교육청, 선생님이 돼 새롭게 시작해 보려고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이어 준비한 14페이지 분량의 PPT를 화면에 띄우고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은 도면과 그림자료로 화두를 던진 뒤 ‘중2병이란 무엇인가’ ‘관점의 차이와 다양한 관점의 중요성’ ‘공부란 무엇인가’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교육감은 작은 삼각형 30여개가 무질서하게 나열된 도면을 가리키며 “삼각형이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저마다 ‘동서남북으로요’ ‘아래로요’라며 호응했다.
이 교육감은 “공부는 책상에 앉아 얕은 부분만 보는 게 아니라 더 멀리 더 깊게 볼 수 있는 시각을 만드는 것”이라며 “나만의 틀, 고정관념을 깨고 새 꿈을 담는 것이 바로 공부”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45분간 수업이 끝난 뒤 4·16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직접 준비한 ‘셀카봉’으로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교육감은 취재진을 만나 “학생들의 표현력에 놀랐다. 학생들의 역량이 탁월하다”고 감탄했다.
이어 “교장·교감 선생님이 수업을 하고 안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학교 경영이 학생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그 방안이 수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앞으로 매주 한 번씩 도내 초·중·고교에서 1일 명예교사로 수업할 계획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학교 경영 학생중심으로 돌아가야”
입력 2015-03-05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