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소년 처형 악몽, 이젠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다”… 탈출 IS대원 충격 증언

입력 2015-03-05 02:13
최근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훈련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IS가 억류한 외국인이나 주민들에 대한 잔인한 처형을 전투원들의 충성심을 시험하는 도구로 삼고 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터키 남동부 한 아파트에 숨어 사는 전직 IS 전투원 아부우사마(26)는 4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다”면서 IS 내부의 잔인한 실상을 털어놨다. 그는 최근 연합군에 잇따라 패퇴하고 있는 IS가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해 주민은 물론 전투원에게도 ‘공포정치’를 일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IS는 전투원들에게 수시로 ‘범죄자를 처형하고 싶다’고 적힌 종이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고, 서명자 중 한 명에게 사형 집행을 맡기고 있다. 서명을 거부하면 충성심이 의심받게 되는데 충성심이 없다고 간주된 전투원은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 혐의로 처형당하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IS의 잔혹한 처형은 미성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부우사마는 “이슬람 모욕 혐의로 사형에 처해진 14세 소년의 형 집행을 맡은 동료 전투원이 시신 앞에서 절규하는 어머니 모습을 보며 극도의 혼란스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강도 혐의로 십자가형을 당한 15세 소년의 시신이 사흘간 방치됐는데 어머니가 십자가에 매달린 죽은 아들의 입술에 물을 적시는 모습을 그는 끝내 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아부우사마는 ‘다른 이슬람 무장조직이 생기면 또 합류할 것이냐’는 질문에 “IS에서의 경험 때문에 매일 악몽을 꾸고 새벽까지 잠을 설친다”며 “다시는 그런 조직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