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일(현지시간) 미국 주도의 이란 핵 협상을 “아주 나쁜 협상”이라고 비판하면서 북한의 핵 개발 과정에 비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 의회에서 행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과거 북한이 핵무기 개발하는 것을 알았을 때 이를 멈추지 못했다”면서 “북한은 당시 (핵 시설에 대한) 감시카메라를 끄고 사찰단을 내보냈고 결국 그로부터 수년 안에 핵무기를 개발했다. 북한이 앞으로 5년 안에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처럼 이란도 2005년, 2006년, 2010년 3차례에 걸쳐 (핵 관련 시설의) 자물쇠를 부수고 감시카메라를 폐쇄했다”면서 “이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란은 사찰단에 저항할 뿐 아니라 사찰단과 ‘숨고 속이는(hide and cheat)’ 게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금의 핵 협상으로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 이란 핵무장이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상은 아주 나쁜 협상이다. 나쁜 협상을 하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은 새로운 게 없다”면서 “그의 대안은 군사적 공격 외에 뭐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로 그렇지 않아도 이란 핵 협상에 미심쩍어하던 의원들의 회의론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한층 부담을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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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란, 북한처럼 결국 핵개발할 것”
입력 2015-03-05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