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보다 M&A 택해 미래 먹거리 확보… 갈수록 ‘가족’ 늘리는 삼성전자

입력 2015-03-05 02:48

삼성전자가 최근 10개월 새 해외 8개 기업을 사들이며 글로벌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시장에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성격의 인수·합병(M&A)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B2B(기업간 거래) 분야, 디스플레이, 모바일 결제 등 다양한 사업 분야의 해외 업체를 인수하며 미래 먹거리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의 LED(발광다이오드)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문업체인 예스코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예스코 일렉트로닉스는 1988년 미국에서 설립된 회사로 도심의 큰 건물 옥상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디스플레이(디지털 사이니지)를 생산하는 업체다.

예스코 일렉트로닉스는 런던 피카딜리 광장의 옥외광고판을 비롯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윈 호텔, 코스모폴리탄 호텔, 아리아 호텔 옥외 대형 광고판 등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LCD 패널 기반의 실내용 제품부터 옥외용 대형 LED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비해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꼴로 M&A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07년부터 8년 동안 인수한 기업이 22곳인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숫자다.

과거 삼성전자의 M&A는 주로 가전·반도체 분야에서 이뤄졌다. 그마저도 해외시장에서 취약한 유통망을 확충하거나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M&A는 기존에 하지 않았던 신성장 사업 분야나 R&D에 강한 업체를 인수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 M&A 전략은 2011년 4월에 이뤄진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을 인수한 것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이후 진행된 M&A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특히 최근에는 B2B와 모바일 쪽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첫 M&A인 브라질 프린팅솔루션 전문업체 심프레스와의 인수합병도 B2B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해 8월에는 북미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했고 캐나다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 프린터온(지난해 9월)도 B2B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사들였다. 기존 시장에서 거래처가 탄탄한 B2B 업체를 인수하게 되면 새 고객 확보에 훨씬 용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에는 모바일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를 사들였다.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된 갤럭시S6에는 루프페이의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특허 기술이 적용된 삼성페이가 탑재됐다. 인수 소식이 전해지기 전 삼성전자와 루프페이의 제휴가 예견됐지만 삼성전자는 단순히 손을 잡는 대신 아예 루프페이를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이 다각화되고 글로벌 시장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해외 업체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