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배타성의 뿌리와 자기 비움의 종교

입력 2015-03-05 02:56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의 말이다. “유대인들은 잔뜩 똥을 묻힌 채 뒹구는 돼지처럼 악마의 배설물 속에서 뒹굴고 있다. 이런 독충들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루터의 증오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아돌프 히틀러는 유대인 절멸 계획을 세웠다. 아우슈비츠의 비극은 바로 (종교적) 배타성에서 시작됐던 것이다.

배타성에 관한 진화생물학적 관점은 무엇인가. 인간은 자기 집단을 직접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고,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듣는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자기 집단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을 불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증, 혹은 외국인 혐오증 등이 그러하다. 혈연 지연 학연 교파 등 한국사회 역시 자신의 집단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증이 있다. 따라서 종교의 배타적 성격은 종교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타자에 대한 ‘배타적 혐오증’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타인의 종교를 모욕하지 말라”고 말한다. 종교학의 창시자 막스 뮐러도 “한 종교만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모른다”고 말한다. 자기 비움의 종교(빌 2:6∼8)인 기독교가 자신의 배타성을 십자가에 못 박는 그날, 참 종교개혁은 완성될 것이다.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